국가정보원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민주당 서울시당의 팟캐스트인 ‘서당캐’에 출연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입에 담기 힘든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말년 험하게 되고 싶지 않으시면 명예를 지키는 게…괜히 저를 나쁜 놈 만들지 마시고…전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조폭의 협박성 발언처럼 들린다.
김 의원은 국정원에서 인사처장을 지내는 등 20년간 인사 관련 업무를 다뤘기에 국내 주요 인사들에 대한 많은 비밀 정보를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직원법은 ‘직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한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위반할 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의원이 함부로 누설했다간 국회의원직을 잃게 되는 법적 처벌을 각오해야 한다. 법 위반 여부를 떠나 국가의 재산인 정보를 사적으로, 그것도 사악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공직 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 의원은 4·13총선 당시 문재인 전 대표에 의해 영입된 ‘문재인 키즈’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저보고 알아주는 문빠라고 그러는데,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그를 발탁한 것은 대선을 염두에 둔, 정보맨으로서의 활용 가치 때문일 것이다. 김 의원의 반 총장 관련 발언도 결국 그에 대한 보답 아니겠는가. 최근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반 총장이 문 전 대표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서자 여기저기서 검증을 명분으로 금품 수수와 가족 관련 숱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