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특검, 정호성 메시지서 확인… 세월호 7시간 관련 추적 나서 문형표, 靑에 ‘합병찬성’ 보고한듯
최순실 이복오빠, 특검에 재산자료 제출 최순실 씨의 이복오빠 최재석 씨(가운데)가 2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D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이복오빠 최 씨는 가족들의 재산자료를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공동취재단
또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결정에 위법하게 개입해 찬성 의결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떻게든 합병 찬성 의결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단서도 특검에 포착됐다. 청와대와 문 전 장관의 물밑 교감과 직거래 과정이 객관적 물증으로 처음 드러난 것이다.
○ 숨은 이권 챙기기에 이용된 ‘블랙리스트’
특검은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0)의 체포영장에 국외재산도피 혐의까지 적용했다. 이어 정 씨의 대학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출국금지)의 연구실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의 자택, 대한승마협회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 문형표 “내부 투자위에서 찬성 의결” 지시
특검은 문 전 장관이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외부 전문가 조직인 전문위원회로 넘어가지 않고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 단계에서 합병 찬성 의결이 나도록 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확인해 배경을 확인 중이다.
문 전 장관의 압박 배경에 대해 특검은 SK와 SK C&C의 합병 실패 전례를 피하려는 정부의 속내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SK-SK C&C 합병이 국민연금의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합병에 반대했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외부 전문가그룹이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진료를 받은 단서를 구체적으로 확보하면서 ‘세월호 사고 7시간 의혹’ 규명을 위한 ‘의료 농단’ 사건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4, 5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정호성 당시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氣)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특검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