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전문가들은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시험 과목을 고를 때 고등학교에서 배운 언어가 최우선 고려 대상이지만 입시 현실을 감안하면 아랍어가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현실적으로 아랍어를 가장 유리한 선택으로 꼽았다. 오 이사는 “외국어고에서 다른 언어를 전공한 경우를 제외하면 입시만 고려할 때 아랍어가 가장 유리한 선택”이라며 “서울대 지원자들조차 그냥 찍을 정도로 대부분 공부를 안 하고 요행을 바라는 과목”이라고 설명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고교에서 배운 언어로 수능을 보면 좋기는 하지만 대학 진학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 아랍어가 단기간만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경향이 있어 선택 기준을 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고교에서 배운 언어로 시험을 볼 것을 추천했다. 이 소장은 “아랍어가 유리하다는 말만 믿고 공부하지 않고 시험을 봐서 등급을 잘 못 받는 학생도 많다”며 “등급을 잘 받으려면 어쨌든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이 시간을 다른 과목에 쏟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제2외국어에 투자한 시간과 앞으로 공부해야 할 시간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는 것. 이 소장은 “유일하게 제2외국어·한문이 필수인 서울대는 1, 2등급을 받아도 감점이 없는 정도이고, 사회탐구 한 과목으로 대체해주는 대학들도 변환 표준점수를 쓰기 때문에 표준점수가 높다고 해서 대단히 유리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제2외국어를 평가하는 취지를 감안하면 이 같은 행태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오 이사는 “찍어서 점수를 받자는 식의 평가는 문제가 크기 때문에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서라도 아랍어로 쏠리는 기형적인 움직임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