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수장들 ‘리스크 관리’ 강조 4차 산업혁명-금융 변수 위기감… 신성장동력 발굴 등 선제대응 절실
금융계 수장(首長)들은 2017년 첫날 내놓은 신년사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안팎의 위기에 맞서기 위한 ‘리스크 관리’를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국내 금융권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등의 금융시장 변수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 패러다임 변화 등에 대응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했다.
○ “면밀한 리스크 관리 필요”
기업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국책은행장들은 신년사에서 위험관리와 쇄신을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승풍파랑(乘風破浪·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간다)’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어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실천해 강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쇄신을 주문했다.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조선·해운 등 취약 산업의 위기가 앞으로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큰 만큼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힘이 들어도 가까운 곳보다 먼 곳의 땔나무를 먼저 캐야 한다”며 “우리 경제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 “가계부채가 1300조 원을 넘어섰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가계부채에 대한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4차 산업혁명 등 대비 먹거리 발굴해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보다 어느 플레이어가 야성과 돌파력, 상상력에서 앞서 나가느냐 하는 경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등장하고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되는 환경 변화에 맞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세분된 고객에 맞는 다양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생활 습관 및 건강 상태에 따라 보장을 차별화하는 건강보험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도 “여신금융업권이 신규 산업 확대를 통해 고객 서비스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희창 ramblas@donga.com·김성모·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