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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풍파랑(乘風破浪)… 끊임없이 혁신해야

입력 | 2017-01-02 03:00:00

금융 수장들 ‘리스크 관리’ 강조
4차 산업혁명-금융 변수 위기감… 신성장동력 발굴 등 선제대응 절실




 “현재 국내외 정치, 경제 상황은 ‘여리박빙(如履薄氷·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험한 상황)’과 같이 매우 불안합니다.”(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금융계 수장(首長)들은 2017년 첫날 내놓은 신년사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안팎의 위기에 맞서기 위한 ‘리스크 관리’를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국내 금융권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등의 금융시장 변수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 패러다임 변화 등에 대응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했다.

○ “면밀한 리스크 관리 필요”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았던 NH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진부한 비유가 설자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위기관리’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위기 시나리오별로 대응 체계를 구축해 경영위험 요소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농협금융은 조선 및 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1∼6월) 2013억 원의 적자를 냈다.

 기업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국책은행장들은 신년사에서 위험관리와 쇄신을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승풍파랑(乘風破浪·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간다)’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어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실천해 강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쇄신을 주문했다.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조선·해운 등 취약 산업의 위기가 앞으로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큰 만큼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힘이 들어도 가까운 곳보다 먼 곳의 땔나무를 먼저 캐야 한다”며 “우리 경제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 “가계부채가 1300조 원을 넘어섰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가계부채에 대한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4차 산업혁명 등 대비 먹거리 발굴해야

 4차 산업혁명 등의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선언한 것처럼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이다’는 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판(板)을 바꾸기 위해 기업 문화와 영업 방식에 있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오가닉 비즈니스 기업’을 미래 글로벌 선도 기업의 모습으로 제시했다. 오가닉 비즈니스는 고객이 직접 만든 네트워크가 마치 생명체처럼 성장하고 진화하는 비즈니스를 뜻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보다 어느 플레이어가 야성과 돌파력, 상상력에서 앞서 나가느냐 하는 경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등장하고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되는 환경 변화에 맞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세분된 고객에 맞는 다양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생활 습관 및 건강 상태에 따라 보장을 차별화하는 건강보험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도 “여신금융업권이 신규 산업 확대를 통해 고객 서비스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희창 ramblas@donga.com·김성모·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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