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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이 한줄]금연-금주-다이어트?… 힘들면 하나만 선택하라

입력 | 2017-01-02 03:00:00


《 “경제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초콜릿바를 마주했을 때보다 그 유혹을 이겨내고 난 후에 더 충동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경제학 카운슬링’(팀 하포드·웅진지식하우스·2010년) 》
 
 연말 송년회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새해에는 살을 빼고, 담배도 끊고, 술도 줄이겠다’는 식의 다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우리는 왜 똑같은 목표를 매년 세우면서도 작심삼일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편집위원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해 경제학을 근거로 조언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미시간대 경제학자 세 명이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의지력은 다른 어떤 자원보다도 부족한 자원”이라고 말한다. 텅 빈 지갑을 갖고 있다면 모든 사람에게 술을 한 잔씩 돌릴 수가 없듯이, 의지력 역시 자신에게 할당된 범위를 넘어설 수가 없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 책에서 영국에 사는 레베카 씨는 저자에게 “비키니를 입을 만큼 살을 빼고, 진지한 소설을 많이 읽고, 저축하고, 금연하기로 굳은 결심을 했다”며 이렇게 질문한다.

 “아직까지 금연은 성공적인데, 벌써 ‘빅브러더’(리얼리티 프로그램)를 다시 보고 있고 몸무게는 1kg 넘게 늘었습니다.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시도했나요?”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금연 성공 때문에 댄 브라운(‘다빈치 코드’의 작가)이 아닌 다른 작가의 책을 읽을 수 있는 당신의 정신적 자원이 고갈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만일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을 독파하려고 애쓰다 보면 담배를 다시 입에 물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의지력 고갈’에 대한 해결책은 뭘까? 저자는 우선 지키기 힘든 결심은 어떤 외부 힘의 영향력 아래 놓이도록 만들라고 말한다. 자동이체로 적금을 들어놓고, 돈을 펑펑 쓰고 싶은 유혹과 싸우지 않아도 되도록 신용카드를 싹둑 잘라버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충동에 맞서기 위해 정신적 자원을 보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언젠가 다시 담배로 손이 간다면, 대신 냉장고와 TV 리모컨에 손을 뻗으면서 당신의 의지력을 가득 채우라”고 말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