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표 4단 ● 이창호 9단 53기 결승 4국 7보(73∼84)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 닭은 새벽을 여는 희망을 의미한다. 또 ‘붉다’는 ‘밝다’, ‘현명하다’와 연결된다. 혼란했던 병신년을 보낸 만큼 올해는 희망차고 현명하게 지내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백 ○의 도발에 이창호 9단은 유리하다고 물러서지 않고 흑 73으로 반발했다. 흑이 전혀 불리할 것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차이를 더 벌리자는 뜻이다.
백은 사방에 깔린 적의 군사들을 헤쳐 나가야 한다. 백 76은 귀의 백 두 점을 포기하는 수라 아깝긴 하지만 포위망을 뚫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이런 것이 지금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흑은 77로 기분 좋게 귀를 확보했다.
어쨌든 백 84까지 하변이 수습됐지만 후수를 잡게 돼 만족스럽지 않다. 또 다른 숙제도 있다. 흑이 75 한 점을 살려나가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흑이 당장 결행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앞으로 계속 백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