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작가적 자질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등단작부터 공지영과 무라카미 하루키 등 국내외 작가 작품들을 표절했다는 비평가들의 혹평에 시달렸다. ‘영원한 제국’ 역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표절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표절 시비가 일자 그는 필명과 실명을 번갈아 쓰며 ‘방어용 셀프 평론’을 하다가 비평가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가 언제부터 박근혜 대통령 및 최순실 씨 일가와 인연을 맺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영원한 제국’부터 그 단초가 엿보인다. 그는 소설에서 정조의 ‘홍재 유신’이 실패함으로써 ‘박정희의 10월 유신’까지 우리 민족사가 160년이나 후퇴했다는 식의 사관(史觀)을 보였다. 1997년 출간한 3부작 소설 ‘인간의 길’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대놓고 ‘시대의 영웅’으로 미화했다. 2014년엔 최 씨의 측근 차은택 씨와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15년 10월엔 박 대통령의 제안으로 출범한 청년희망재단 초대이사도 맡았다. 이 재단은 대기업들로부터 단기간에 수백억 원을 거둬 강제모금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종대 논설위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