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전세방을 구해 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금을 지원해 주는 청년전세임대주택 제도가 원성만 사고 있다. 최대 8000만 원의 전세금을 지원받아 연 3% 정도의 이자인 월 20만 원만 내면 2년을 살 수 있어 신청자들이 몰린다. 하지만 대학 근처에는 전세방이 드문 데다 8000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고 일부 집주인들은 LH와 계약한다는 것을 알고 반전세나 월세를 추가로 요구하는 몰상식한 일도 잦다. 작년 상반기에 청년전세에 당첨된 신청자가 1만7455명이었지만 임차계약이 성사된 건 3분의 1에도 못 미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대학가 전세보증금이 무섭게 오른 2011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대학생전세임대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대학가 전세난과 집주인의 계약 회피에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작년에 이름을 청년전세임대주택으로 바꾸면서 취업준비생까지 수혜자로 늘렸다며 ‘취업난 대책’을 마련한 것처럼 요란하게 홍보했다. 국토교통부와 LH 담당자는 한 번이라도 청년 세입자처럼 전세방을 구하러 대학가를 돌아다닌 적이 있는가. 책상머리에서 정책이나 만지작거리니까 7년째 같은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헬조선’에 분노해 작년 말 촛불시위에 몰려나온 20대의 평균소득은 재작년 3406만 원에서 1년 만에 3282만 원으로 3.7% 줄었다. 같은 기간 평균부채는 1491만 원에서 1593만 원으로 6.8% 늘었다. 20대를 제외한 세대는 소득이 늘면서 빚도 늘었지만 20대는 빚만 늘어나는 암울한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