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그레이엄 동유럽 동반 방문… 트럼프 親러 행보 강력 제동 “더 강력한 제재조치 필요” 트럼프측 “러 개입 증거없다” 또 주장
미국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오른쪽)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2일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외곽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조지아 합동 훈련센터’를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빌리시=AP 뉴시스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81)은 1일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해 미국 대선 해킹 개입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옆에 선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62)도 “2017년은 공세의 해”라며 “조지아를 포함한 동맹국들과 더 좋은 친구가 돼 푸틴에게 맞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버지와 아들 관계’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절친한 공화당 내 중진인 매케인과 그레이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친(親)러 행보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선 곳은 러시아 영토 확장주의 영향으로 발발했던 ‘유럽 대륙에서 벌어진 21세기 첫 전쟁’의 현장이었다. 2008년 조지아는 분리 독립을 주장해 온 친러 성향 남오세티야를 두고 러시아와 맞붙었다 패해 해당 지역 지배권을 잃었다.
매케인과 그레이엄은 들르는 곳마다 푸틴을 “폭력배”라고 비판하는 한편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기로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제재안이 충분치 않다며 “푸틴이 한 개인으로서 상처를 입을 만한 새 제재가 필요하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강화해 러시아의 버릇없는 행동을 막아야 한다”며 “NATO는 쓸모없다”고 평가절하 한 트럼프에게 각을 세웠다. 둘은 친러 성향으로 평가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거부감 역시 공유하고 있다.
공화당 중진들의 반발에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해 러시아를 두둔했다. 같은 날 CNN과의 인터뷰에선 “(정보 당국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결론을 내리는 것은 솔직히 무책임하다”며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푸틴의 앞잡이’라는 제목의 e메일을 당원들에게 보내 “러시아가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