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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도 교수 “천호식품 사과문 게재 효과 無…신뢰성 없는 브랜드 될 것”

입력 | 2017-01-04 13:21:00

사진=천호식품 홈페이지 캡처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천호식품’이 가짜 홍삼액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소비자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촛불집회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질타를 받은 것과 맞물려 여론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천호식품 불매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식품 분야 전문가는 “천호식품이 앞으로는 신뢰성이 없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망했다.


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는 4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천호식품의 가짜 홍삼액 판매 논란과 관련해 “일반 소비자가 (가짜 홍삼과 진짜 홍삼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홍삼 자체를 보고 모양이나 색깔, 향을 통해서 어느 정도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지만, 장비를 갖추고 기기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홍삼 농축액 같은 제품은 (육안으로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 30일자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과 부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홍삼 농축액에서 원산지를 허위로 작성하여 속이고 일부 첨가물을 넣는 등의 부도덕 행위가 밝혀졌다”는 천호식품의 해명과 관련, “그렇다고 하더라도 책임은 천호식품에 있다고 본다”면서 “소비자가 신뢰성 있는 브랜드를 결국 찾아야 하는데, 천호식품은 앞으로는 신뢰성이 없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앞서 천호식품이 가짜 홍삼액을 100% 홍삼 농축액이라고 속여 팔다가 검찰에 적발된 사실이 3일 밝혀졌다. 과거 “6년근 홍삼 농축액과 정제수 외에는 아무 것도 넣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어 홍보해온 천호식품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2월 30일자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과 부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홍삼 농축액에서 원산지를 허위로 작성하여 속이고 일부 첨가물을 넣는 등의 부도덕 행위가 밝혀졌다”면서 고의적으로 속여 팔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원료공급업체가 잘못한 일이며 자신들은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면피성’ 사과라고 지적했다. 실제 천호식품의 사과문 내용은 해명에 집중됐고, 사과 내용은 “고객님께 걱정을 끼치게 된 점에 대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다시 한 번 고객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는 두 문장이 전부였다.

앞서 천호식품은 김영식 대표가 촛불집회를 비난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4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 ‘뚝심이 있어야 부자 된다’에 ‘나라가 걱정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촛불시위 데모 등 옛날 이야기 파헤치는 언론 등 왜 이런지 모르겠다. 국정이 흔들리면 나라가 위험해진다. 똘똘 뭉친 국민 건드리면 겁나는 나라, 일당백 하는 나라 이런 생각이 들도록 해야 되는데,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무섭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천호식품 불매운동이 전개됐다.

촛불집회 비난 논란과 맞물려 천호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실망도 큰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cool****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천호식품 사과문 게재 기사에 “촛불 든 시민한테 폭도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면서 “천호식품 먹느니 차라리 생수를 마시는 게 몸에 더 이로울 듯”이라고 비판했고, 관련 기사엔 “원료공급업체 핑계대기 바쁘네. 아직 정신 못 차렸구만(wood****)”, “자식들이 부모님 몸 생각해서 효도한다고 홍삼 사드리는 건데 먹는 거 같다가 사기 치지 말아라. 벌 받는다(yoji****)”, “천호식품! 이제 망해라! 난 이미 1년 전부터 불매 중(saku****)” 등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