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타비 러브. 계양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부담도 실력입니다. 모두 같은 입장에서 코트에 들어가죠. 누구든 부담과 긴장감, 떨림을 안고 뜁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6~2017 V리그’ 현대건설과 경기를 앞두고 이 같이 말했다. 선두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3라운드 맞대결서 완패했던 현대건설전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 애썼다. 이재영이 올스타투표 1위를 차지하는 경사에도 “팀과 본인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만, 지나치게 들뜨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묵묵히 앞만 보며 달리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의 선두 수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한판이었다. 지난해 12월24일 GS칼텍스전 이후 11일 만의 경기라 실전 감각 부족에 따른 우려도 있었다. 만약 승점을 얻지 못하고 패한다면 IBK기업은행, 현대건설까지 3개 팀이 승점 32점이 되는 상황이라 승리가 절실했다. 박 감독은 “지난 경기는 잊고, 빨리 컨디션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이날 해결사로 나선 이는 외국인선수 타비 러브(22)였다. 30득점(1블로킹·1서브), 공격성공률 52.83%의 활약으로 팀의 세트스코어 3-0(25-18 25-23 25-22) 완승을 이끌었다. 2세트까지 20점을 폭발하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고, 3세트에도 고비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상대 추격을 막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리시브와 공격을 도맡은 이재영의 부담도 크게 줄여줬다.
계양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승부처였던 2~3세트에서 러브의 활약이 더욱 돋보였다. 2세트 24-23 세트포인트 상황에선 강력한 후위공격으로 팀이 승기를 잡는 데 한몫했다. 3세트 22-22에선 오픈과 블로킹으로 3연속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긴 휴식에도 컨디션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고, 197㎝의 큰 키를 활용한 타점 높은 공격도 일품이었다.
러브의 활약에 동료들도 힘을 냈다. 1세트 3득점에 그쳤던 이재영은 15득점(1서브), 공격성공률 38.88%를 기록하며 경기를 마쳤고, 김수지(6득점)도 결정적인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며 승리에 일조했다. 3연승에 성공한 흥국생명은 12승4패(승점 35)를 기록하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반면 2연패에 빠진 현대건설은 10승7패(승점 29)로 3위에 머물렀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