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카지노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참의원이 카지노 중심 복합 리조트 설립을 허가하는 '카지노 해금(解禁) 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이 마카오로 가던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을 대거 일본에 빼앗길까봐 바짝 긴장하고 나섰다. 늦어도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안팎에는 일본에 첫 카지노 복합 리조트가 개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빠징꼬 등 도박산업이 100년 이상 성행해왔다. 그러나 1995년 이후 인구 고령화 등으로 빠징꼬의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카지노는 사행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14년 싱가포르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방문해 "카지노는 일본 성장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고, 도쿄, 오사카, 요코하마, 오키나와 현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카지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금융기업 모건스탠리는 △선진 인프라 △투명성 △고액 자산가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의 이유로 일본 카지노가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에는 일본의 카지노 시장 규모가 18조~2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전망은 이전부터 카지노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한 마카오(약 35조 원), 싱가포르(약 5조8000억 원)와 비슷하거나 훨씬 큰 규모다. 이용객의 절반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1인당 830달러를 사용해 마카오(1인당 715달러)보다 더 많은 돈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시아 카지노 산업이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가 이미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사이판, 베트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가 이미 들어서 있으며 필리핀, 한국도 추가로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12월 "일본 카지노 허가는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