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경기가 열렸다. 대한항공 신영수가 한국전력 블로커의 수비를 앞에 두고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계양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대한항공은 V리그 최강의 레프트진을 보유하고 있다. 신영수~김학민~곽승석~정지석의 4명은 언제 코트에 들어가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는 대한항공의 최대 강점이지만,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이들의 활용법에 따라 경기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베테랑 신영수(35)의 부활이 반가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영수는 11월16일 KB손해보험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서 4득점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신영수가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려 김학민이과 번갈아 뛸 수 있게 해야 한다. 신영수는 우리 공격수 중 사이드블로킹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여기에는 신영수가 회복하면 기존 레프트진의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신영수의 최근 흐름은 매우 좋았다. 앞선 2경기에서 경기당 16.5득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공격성공률도 64.29%(42시도 27성공)에 달했다. 37차례 리시브에 가담하며 만들어낸 결과라 의미가 컸다. 박 감독이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한국전력전을 앞두고 “신영수가 자기 기량을 찾았다고 계산하고 훈련시키고 있다. 오늘도 신영수와 곽승석을 먼저 경기에 내보낸다”고 힘주어 말한 이유다.
이날 신영수는 팀 내 최다인 17득점(5블로킹·1서브), 공격성공률 55%를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0(28-26 25-14 25-21)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3연승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승점 40(14승6패)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신영수는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1세트 27-26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퀵오픈으로 득점하며 팀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일조했고, 3세트 24-21에선 단독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내내 저지른 범실이 2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효율도 높았다. 외국인선수 미챠 가스파리니(16득점·3서브·2블로킹)의 지원사격은 신영수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했다. 내심 선두 등극을 노렸던 한국전력(승점 37)은 3위로 내려앉았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