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1% 1분기 집행 힘써달라”… 관계장관회의서 경기부양 강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4일 “400조 원의 예산 집행을 장관들이 직접 챙기라”며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조기집행을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재정집행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경제 활력을 위한 방아쇠이자 경제 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재정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말 ‘2017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밝혔던 재정 조기집행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과 관련해 장관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부총리는 1분기(1∼3월) 이내에 중앙정부 예산의 31%를 쓸 수 있도록 각 부처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이 주관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이 맡은 서민 생활안정 사업이 제때 추진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조기집행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예산 집행이 중요하므로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한 팀이 돼 유기적으로 움직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기재부는 (전체 경기를 조율하는) 농구의 가드처럼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정 당국이 이처럼 부처들의 예산 집행을 직접 독려하고 나선 것은 나랏돈을 푸는 것 외에 정책 당국이 쓸 만한 경기부양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상반기(1∼6월) 중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것을 정치권이 꺼리는 데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