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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00만원이면 해외수출길 열 수 있어”

입력 | 2017-01-05 03:00:00

[중기가 미래다]




  ‘97.0%’

 국내 중소기업 중 ‘해외 진출 계획조차 없다’고 밝힌 비율이다. 수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정보 부족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망설이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중소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는 각각 4.6%와 2.0%에 불과했다.

 하지만 규모가 영세해도 적은 비용으로 해외 수출에 성공하는 중소기업들이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4일 이런 기업들의 사례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수출에 관한 고정관념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중소기업이 가진 고정관념 중 하나는 “해외 진출은 돈이 많이 든다”라는 것이다. 알칼리 환원수기를 생산하는 ‘KYK 김영귀 환원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이트를 적극 활용해 수출 비용을 절감했다. 사용한 비용은 연간 100만∼500만 원 수준. 에이전시나 대리점을 거칠 필요 없이 알리바바, 트레이드코리아 등의 사이트를 통해 바이어 정보를 얻고 직접 거래한 덕분이다.

 “큰 기업만 수출할 수 있다”라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금속 제품을 생산하는 ‘네일테크’는 종업원이 11명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매출 100%가 수출에서 나온다. 대표적인 수출 제품은 못. 이 회사는 다양한 품목 대신 틈새시장에 적합한 5가지 품목 제품만 집중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췄다.

 일부 중소기업은 “시장이 포화 상태라 해외에 진출해도 제품을 팔 수 없다”라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이미 선두 업체가 있는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이유다.

 치과용 임플란트를 만드는 업체 ‘덴티스’는 미국과 유럽의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3년간 총 15만 개의 임플란트를 납품하는 성과를 올렸다. 제조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임플란트 시술 이후의 교육, 애프터서비스(AS)를 지원해 차별화했던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 전문가들은 “일단 제품부터 생산해 놓자”라는 생각도 버리라고 조언한다. 내수 시장에서 팔던 제품을 그대로 수출 시장에 들고 나가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손톱 미용 제품을 만드는 ‘로얄금속공업’은 기존 제품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소비자 수요 파악을 하지 않아 실패했다. 이 실패는 손발톱이 두꺼운 사람들을 위해 단면 입구 폭을 넓힌 맞춤형 제품을 제작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계기가 됐다.

 장현숙 무역협회 기업경쟁실 연구위원은 “내수 시장은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