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과장실서 최순실씨 모녀 만난 교수 “증빙자료 내면 출석인정 설명하자 창가 앉아있던 최순실, 큰 목소리로 당장 줄수 있으니 메일 달라고 해… 상사가 챙기는것 같아 F 못줘” 특검, 5일 남궁곤 前입학처장 소환
“학과장이 직접 챙기는 학생이라는 생각에 (F 학점 대신) C+ 학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학기 이화여대에서 정유라 씨(21)의 수업을 담당했던 A 교수는 ‘학점 특혜’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A 교수는 당시 학교로 찾아온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와의 첫 만남을 생생히 기억했다.
그가 최 씨 모녀를 만난 건 지난해 4월 16일 이원준 체육과학부 학과장실이었다. 처음 본 두 여성이 함께 있었다. 나이 든 여성은 창가 쪽에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었고 젊은 여성은 이 교수와 테이블에서 얘기 중이었다. A 교수는 소개를 받은 뒤에야 두 여성이 최 씨 모녀인 걸 알았다.
갑자기 창가에 앉아 있던 최 씨가 “아! 그런 건 당장이라도 줄 수 있다. 메일 주소 알려 달라. 얘가 8월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학생이다. 지금 독일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최 씨의 말과 달리 정 씨는 이후 수업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시험에도 응시하지 않았고 아무 증빙서류도 내지 않았다. 그리고 C+ 학점을 받았다. A 교수는 “훈련 서류가 없는 경우 통상 F 학점이 나가지만 상사인 학과장이 직접 챙기는 학생이라는 생각에 C+ 학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A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이런 내용을 진술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교육부 특별감사 자료를 공개하며 “최경희 전 총장(55)을 포함해 최소 7명의 교수가 조직적으로 정 씨를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지난해 4월 총장실에서 최 씨 모녀를 동시에 만나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격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 역시 비슷한 때 최 씨 모녀를 학장실에서 만났다. 당시 만남에는 체육과학부 이 교수와 다른 이모 교수도 동석했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화여대 입학 특혜와 관련해 5일 남궁곤 전 입학처장(56)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 “정유라 훈련서류 제출 안 했지만 C+ 학점 줬다” 관련 정정보도문
동아일보는 2017년 1월 5일자 A12면에 “정유라 훈련서류 제출 안 했지만 C+학점 줬다”라는 제목으로 김병욱 의원의 자료를 인용해 ‘교육부에 따르면 이화여대 이모 교수 소개로 시간강사 B 씨가 정 씨에게 학사 관련 내용을 설명해줬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확인 결과, B 씨는 정 씨를 소개받거나 학사 설명을 해준 적이 없고, 김 의원의 자료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법원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