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바이오 중심지 아일랜드 제약사 생산고민 해결해줘… 글로벌 톱10중 8곳이 고객
아일랜드 정부의 바이오제약 산업 유치 전략 덕분에 세계적인 바이오제약 생산 공정 컨설팅 기업으로 성장한 APC의 본사. 직원의 80%를 생화학 분야 등의 박사급 연구인력으로 구성한 APC는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들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신 바이오공정 기술, 신약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최적의 생산 방식을 찾아준다. APC 제공
“혁신 신약 물질을 의약품으로 재빠르게 대량생산할 수는 없을까.”
2011년 아일랜드 더블린대(UCD)의 화학 및 바이오공정 공대 박사후연구원이던 마크 배럿 씨와 그의 스승 브라이언 글레넌 교수의 고민이었다. 화학에서 바이오로 제약 산업이 확장되면서 가장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조차 생산설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고민을 해결해 주는 과학자 중심의 바이오공정 기술 컨설팅 기업 ‘APC’는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14일(현지 시간) 더블린 시내에서 차로 40분가량 거리에 있는 체리우드 비즈니스파크. 배럿 APC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활짝 웃으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 컨설팅 계약을 맺고 받은 돈을 밑천 삼아 대학 내에서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6년 만에 APC는 몰라보게 성장했다. 2명에서 출발한 직원 수는 100여 명으로 늘었고 매출은 거의 매년 100%씩 성장해 2015년에는 1500만 유로(약 191억 원)까지 올랐다. 대학 연구소에서 벗어나 2016년 2월에는 체리우드에 6000m²(약 1815평) 규모의 본사까지 지었다. 곳곳에 직원들의 쉼터가 있고, 케이크를 굽는 주방까지 갖췄다.
바이오제약 육성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진 정부 덕에 APC는 바이오제약 생산 공정 컨설팅 분야에서 일찌감치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다. 브라질, 중국 등 세계 곳곳의 제약사들이 먼저 알고 APC를 찾아오는 배경이다. 바이오 생산 공정은 생화학뿐 아니라 공학기술까지 적용되는 분야다. APC는 직원 100여 명 중 80%를 관련 분야를 전공한 박사급 인력으로 구성하고 있다.
APC는 2020년에는 매출을 5000만 유로(약 635억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배럿 CEO는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글로벌 톱10 제약사 중 8곳, 바이오테크놀로지 톱10 중 5곳이 고객”이라고 말했다. 매출의 80%는 아일랜드 밖의 계약에서 나온다.
배럿 CEO는 “아일랜드에서 박사급 인재가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든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더블린=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