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사고지역 병원 80대 의사, 홀로 남아 진료하다 화재로 참변
병원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2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일대는 자율적 피난 대상인 ‘긴급 시 피난 준비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다카노 원장은 100여 명의 입원 환자 중에 중환자가 많다며 홀로 남아 진료를 계속해 왔다. 지진 이전 인근에는 13개의 병원이 있었지만 다카노 병원이 유일하게 입원이 가능한 민간 병원으로 남았다. 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내과, 소화기내과 진료를 하고 118개 병상을 갖춘 병원이지만 다카노 원장이 유일한 상근 의사였다.
다카노 원장은 그 뒤 비상근 의사의 도움을 받으며 계속 환자들의 곁을 지켰다. 병원 관계자는 “다카노 원장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행복하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병원과 지역 주민들은 원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당장 진료를 맡아 줄 의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은 비상근 의사가 진료를 하고 60km가량 떨어진 미나미소마(南相馬) 시 의사들이 ‘다카노 병원을 지원하는 모임’을 만들어 자원봉사 의사 20여 명을 확보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