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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추 “朴대통령, 옷값 최순실 의상실 갖다주라 했다”

입력 | 2017-01-06 03:00:00

[탄핵심판 2차 변론]‘최순실 대납說’ 등 모든 의혹 부인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 헬스트레이너이자 최순실 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5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언을 하기 위해 택시에서 내려 잰걸음으로 헌법재판소에 들어서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이 열린 5일 오후 2시 반 서울 종로구 안국동 헌법재판소에 택시 한 대가 들어섰다. 뿔테 안경에 검은색 롱코트를 입은 30대 여성이 택시에서 내리자마다 다급히 재판소 옆문으로 걸어갔다. 여성은 기자들이 “최순실과 무슨 관계였는가” 등의 질문을 쏟아내자 “안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만 답하고 대심판정으로 향했다.

 최순실 씨가 추천해 청와대 3급 행정관에 ‘특혜 채용’돼 최 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었다.

 윤 행정관은 이날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청와대 관계자 중 유일하게 출석했다. 그는 증인신문에서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질문이 나올 땐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라고 답변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 최순실과의 관계는 부인

 윤 행정관은 증인신문 초반 답변을 회피하다 최 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비교적 적극적으로 답하기 시작했다.

 “몇 번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최 씨를) 본 적이 있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업무를 도와준 것은 맞지만 (내가) 최 씨의 지시를 직접 받은 적은 없다.”

 이어 윤 행정관은 “최순실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줄은 전혀 몰랐다. 최순실이 나를 (청와대에) 추천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씨의 평소 이미지에 대해 “언론에 나오는 것과 반대로 예의가 바르시다. 대통령을 대하는 모습은 시녀라고 하긴 그렇지만 공손히 모신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행정관은 3년 전 최 씨가 박 대통령 옷을 제작한 의상실에서 촬영된 동영상에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의상 심부름을 하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옷값을 최 씨가 대신 치렀다는 논란도 부인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직접 현금을 서류 봉투에 담아 내게 주며 ‘이 돈을 의상실에 갖다 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 정상 근무”

 윤 행정관은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묻자 허리를 곧추 세우고 작정한 듯 대답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를 오전 10시경 처음 알았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오전 9시 관저 집무실로 들어갈 땐 분위기가 안정적이었는데 서류가 올라간 오전 10시경부터 조금 바쁘게 돌아갔다”고 증언했다.

 박 대통령이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전 장시간 머리 손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후에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두 분을 청와대 안으로 모시고 와 (박 대통령에게) 데려다 드렸다”며 “보통 헤어(작업)에 30∼40분이 걸리는 데 그날은 20분도 안 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신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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