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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자 지명 차일피일… 주한美대사 공백 우려

입력 | 2017-01-07 03:00:00

[日-中-美 3각 파도에 휩쓸린 한국]
트럼프측 “취임전에 리퍼트 퇴진… 탄핵정국 윤곽 잡힌뒤 후임 임명”
亞담당 선임보좌관엔 중국통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새 주한 미국대사의 지명을 취임(20일) 이후로 미루기로 한 것은 기본적으로 최순실 국정 농단과 이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파동이라는 한국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의 핵심 관계자는 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입장에서는 누가 됐든 새로운 청와대 주인과 잘 협력할 수 있는 대사를 보내고 싶지, 박근혜 대통령과 잘 지낼 대사를 보내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안 심판이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관계 설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주한 미대사 지명 건도 그중 하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헌재 탄핵안 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굳이 박근혜 정부를 상대할 트럼프 대리인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인수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된 정치인 출신 대사들에게 20일 전까지 물러나라고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마크 리퍼트 현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전형적인 정치인 출신 대사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마무리를 선언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아시아 정책이 결정되는 임기 초 주한 미대사의 부재는 한미 관계 설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미 신임 대사를 지명한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덜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당시 직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임명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를 유임시켜 한미 관계의 지속성을 유지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룰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에 중국통인 맷 포팅어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팅어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한 해병 출신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중국 주재 기자로 활동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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