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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부자 몸조심

입력 | 2017-01-09 03:00:00

○ 홍기표 4단 ● 이창호 9단
53기 결승 4국 12보(131∼145)




 전보에서 이창호 9단은 상변 패를 하지 않고 백에 ○를 허락하며 흑 한 점을 그냥 내주었다. 흑진이던 상변이 돌파되는 손해를 입었으나 이 9단은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본 것. 이 9단은 이미 계산서를 뽑아 보고 흑이 공연히 말썽을 부려 화를 자초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흑 31도 부자 몸조심이다. 참고 1도 흑 1로 잇고 백 2에 흑 3으로 두면 백이 여기서 돌을 거둬야 했다. 흑 7로 백 전체가 끊기기 때문이다. 흑 31은 혹시 예상 못한 변화가 있을까봐 자중한 수다. 백 32, 36으로 연결할 때 흑 37로 백 넉 점만 잡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참고 2도처럼 흑이 백 넉 점을 잡을 수 있다. 백 넉 점까지 잡히자 어느덧 형세 차이는 흑이 덤을 내고도 거의 10집 가까이 이기는 형세다. 프로기사 사이에선 큰 차이다.

 흑 145는 그나마 우중앙 쪽에 백 집이 붙을 여지를 차단한 수다. 홍기표 4단은 이 수를 물끄러미 응시하더니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