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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설연휴前 예비후보 등록”… 경선 룰 전쟁 시작됐다

입력 | 2017-01-09 03:00:00

[대선 정국]추미애 대표 “룰 마련 착수” 조기대선 체제로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 경선 일정과 규칙을 이달 중에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당내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룰의 전쟁’이 본격화됐다.

○ 대선 레이스 본격 시동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당내 대선 경선 룰 마련을 시작하겠다”며 “당내 경선을 위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늦어도 설 연휴 전까지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대선 후보들을) 일일이 만나 뵙고 (경선 룰과 관련해)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도 했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 주자 후보 경선의 시작 선언인 셈이다.

 경선 룰 마련은 이달 중순까지 기본적인 틀을 먼저 갖추고 여기에 주자별로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양승조 당헌당규위원장과 함께 경선 룰 작업을 총괄하는 안규백 사무총장은 “이달 안으로 후보별 캠프의 입장을 반영해 경선 규칙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모바일투표나 결선투표 등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각 후보 진영은 ‘결과의 변수’를 만들 수 있는 경선 룰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에는 ‘국민경선 또는 국민참여경선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 외에 경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조항이 없다. 각 진영이 다자 협상을 통해 경선 룰을 확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하자는 대로 다 하겠다”며 경선 룰에 대해 사실상 백지위임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문 대표 측은 “룰 논의 과정엔 참여하겠지만 유·불리를 따져가며 어떤 방안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결선투표제와 모바일투표 도입 등에 대해 당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얘기다. 2012년에는 논란 끝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됐지만 문 전 대표가 총 50% 이상을 득표하면서 결선투표는 무산됐다.

○ 당내 주자들의 치열한 수 싸움

 당내 대선 주자들은 모두 “당이 정한 룰을 따르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2012년 경선의 골자인 △국민경선 △결선투표제 △모바일투표 등을 두고 유불리를 따지며 치열하게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문 전 대표나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 국민경선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비주류 의원들은 아예 당원과 비당원의 표에 차별을 두지 않는 완전국민경선을 지지하고 있다. 친문 진영의 높은 당원 장악력을 고려한 전략이다. 결선투표제 역시 비주류 후보들에게는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는 승부수인 만큼 양보할 수 없는 룰이다.

 다만 모바일투표는 비주류 후보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모바일투표에 대해 일찌감치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다른 후보들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의견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비주류 진영은 룰과 별개로 당의 ‘공정한 경선 관리’를 촉구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민주연구원의 ‘개헌 저지 보고서’ 논란 역시 그 연장선상이다. 추 대표가 이날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을 징계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에 대해 비주류 진영은 “추 대표의 공정한 경선 관리가 의심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다른 대선 주자들도 보고서 편향의 문제점을 지적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문(비문재인) 진영 의원들은 소속 모임별로 이번 주에 공정한 경선 관리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진균 leon@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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