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증편작업 내년 초로 미뤄져 올해말까지 추가 도입 예정 54량… 신호검증 등 시험운행 오래 걸려 출근시간 주요 구간 혼잡 여전… 내년 김포도시철도 개통땐 가중될듯
9호선이 당분간은 이런 오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계획됐던 객차 증편 작업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내년 초로 미뤄져서다. 열차 한 편에 객차 8량이나 10량으로 돼있는 1∼7호선과 달리 9호선은 4량짜리 ‘꼬마열차’다. 사업 초기에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과 김포 등지 신도시 수요를 간과했고, 급행열차 수요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전 출근시간대에 염창∼당산, 당산∼여의도 구간은 지난해 혼잡도가 약 240%였다. 열차 한 칸에 정원(158명)의 2.4배인 380명이 탔다는 의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 서울시는 총 70량을 발주해 올해 말까지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지난해 16량을 들여와 승객 불편을 일부 줄였다. 특히 출근시간대에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가양∼신논현 구간에 16량 모두를 셔틀형 급행열차로 투입해 혼잡도를 낮췄다.
하지만 실제 노선에서 신호체계를 점검하는 신호 검증과 시운전 등에 걸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4량짜리 열차들을 6량으로 키울 것이기 때문에 신호체계도 6량에 맞춰 개선해야 한다”며 “4량 열차로 6량 기준 시스템을 시험하는 것인 만큼 안전을 기하다 보니 시간이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서울 외곽 지역에서 9호선을 이용하는 승객의 불안은 더 커져 가고 있다. 2018년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강남으로 오가는 이용객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김 씨는 “승객이 너무 많아져 서울 강서·영등포 권역에서는 아예 탑승이 불가능해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54량을 최대한 빨리 노선에 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내년 말까지 80량을 추가로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9호선 운행을 마치고 난 새벽 시간에야 궤도가 비어 시험 운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하다”라면서도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계획보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시험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