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7차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 냈다 오후에 출석… 위증 수사중이라며 증인 선서 거부 조윤선 장관 “올해초 보고 받아” 시인… 작성-실행 관여는 거듭 부인 노승일 “최순실, 獨서 국내상황 체크… 우병우와 잘 아는 사이라고 느껴”
블랙리스트 보도 89일만에 고개 숙여 9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7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뒤늦게 출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당초 출석 의사를 밝혔다가 국조특위의 위증 고발을 이유로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특위가 동행명령장 발행과 장관 해임 결의안 의결 카드를 꺼내 들자 결국 오후 2시 반부터 속개된 청문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특검이 위증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답변을 피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나는 한 가지만 묻겠다. 블랙리스트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18차례에 걸쳐 반복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올 초 예술정책관으로부터 존재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답변했다. 우상일 문체부 예술정책관은 김종 전 차관이 한양대 교수 시절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아 대표적인 김 전 차관 라인으로 꼽힌다. 2014년 1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질의에서 정윤회 씨의 승마협회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김 전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는 쪽지를 전달해 물의를 일으켰다.
조 장관은 리스트 작성 경위와 리스트를 알게 된 시점 등 구체적인 의혹들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블랙리스트 문건에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의 영문 첫 글자인 ‘B’와 ‘K’가 각각 쓰여 있다는 것을 근거로 두 기관의 개입 여부를 추궁했지만 조 장관은 역시 “모른다”고 답했다.
조 장관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어떻게 혼자 모르느냐. 바보냐, 왕따냐”라는 비난성 질문까지 나왔고 조 장관은 “왕따였을 수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삼성의 정유라 씨 지원과 관련해 최순실 씨가 박원오 전 승마국가대표팀 감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승마 유망주 추가 선발을 저지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은 “박 전 감독이 (삼성 지원을 받아) 6명의 유망주를 발굴하려 했는데 최 씨가 ‘계약이 누구 때문에 생긴 건데 꼴값을 떠느냐’며 선수 선발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조특위는 청문회 불출석과 국회 모욕죄로 우 전 수석 등 32명, 위증 혐의로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 등 3명을 고발하는 등 총 35명을 특검에 고발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김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