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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부호들, 美대선후 34조원 ‘돈방석’

입력 | 2017-01-11 03:00:00

美와 관계 회복조짐에 러 경제 ‘햇살’… 주가 크게 뛰고 루블화 가치도 상승
투자귀재 로저스도 “러시아를 사라”





 “중국을 잊어라. 러시아를 사라.”

 세계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는 1966년 러시아를 처음 방문한 이후 50년 동안 러시아의 경제 전망에 회의적이었다. 이런 그가 달라졌다. CNBC는 9일 로저스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후 돈 벌 기회를 보고 있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트럼프는 러시아와 친해질 것이고 이건 엄청난 변화다. 곧 전 세계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러시아 하늘에 검은 구름이 걷히고 햇볕이 내리쬐고 있다. 미 경제 매체 포브스는 트럼프 승리 이후 러시아 부호들이 러시아 주식과 루블화 가치 상승으로 290억 달러(약 34조8000억 원)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구인 러시아 사업가 겐나디 팀첸코의 자산은 트럼프 당선 이후 18억 달러(약 2조1600억 원)가량 늘었다. 그가 23%의 지분을 가진 천연가스 생산업체 노바테크의 주가가 16% 올랐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억만장자 1인당 자산 증액 비율은 7.1%로 미국(2.8%)보다 훨씬 높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따라 2014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진 경제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원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루블화의 가치도 올라가고 있다. 루블화는 2014년과 2015년 2년 동안 달러 대비 55% 하락했으나 지난해 20% 상승했다. 미국 월가는 올해 러시아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러시아 전현직 관료 5명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미국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해킹을 했다는 미국 정부 보고서에 대해 “근거 없이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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