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심판 3차 변론]朴대통령측 ‘세월호 7시간 행적’ 제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문제의 7시간 동안 박 대통령과 참모들 사이에 서면보고와 전화 통화가 20여 차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 원론적 전화 지시 반복
답변서에는 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명확히 나타나 있지 않다. 대리인단은 “보고서가 부속실을 거쳐 인편으로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라고 주장할 뿐 7시간 동안 이뤄졌다는 12차례의 서면보고가 박 대통령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고 당일 오전에 안봉근 전 비서관이, 오후에는 정호성 전 비서관이 세월호 관련 대면보고를 한 적이 있다”라는 설명이 전부다.
이와 관련해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은 5일 헌재 증언에서 “안 비서관이 오전에 (관저) 집무실로 올라간 뒤, 오찬 전에 나왔다”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답변서에는 안 전 비서관이 몇 차례나 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서를 전달했는지가 나와 있지 않다.
또 의료용 가글의 관저 반입과 관련해 청와대 의무실에 근무했던 신보라 전 대위는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가글을 부속실 남자 직원에게 전달했다”라고 증언했다. 반면 윤 행정관은 “제가 (박 대통령에게 가글을) 올려 드렸다”고 증언해 진술이 엇갈리는데도 답변서에는 아무 해명이 없다.
대리인단은 또 박 대통령과 김 실장이 7차례 통화하며 상황을 파악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고용복지수석비서관에게 기초연금법 보고를 받은 것에 대해서만 “통화 기록이 있다”고 적시하고, 김 실장과의 7차례 통화 기록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진성 재판관은 이 문제를 지적하며 대리인단에 “박 대통령과 김 실장의 통화 기록을 제출하라”라고 요구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이 재판관은 대리인단에 “박 대통령의 행적을 상세히 밝혀 달라고 했는데 답변이 부족하다.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 최초 인지 시점이 언제인지, 오전 10시 전에 방송 등을 통해 확인한 것이 아닌지 밝혀 주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윤 행정관은 헌재 증언에서 “관저 집무실에 TV가 없고 (박 대통령이) TV를 보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이 TV로 세월호 침몰 과정을 보며 애를 태우는 동안 박 대통령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답변서에는 박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뒷북을 친 정황도 드러나 있다. “전원 구조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언론 보도가 오전 11시 23분부터 쏟아졌지만 박 대통령은 약 2시간 뒤인 오후 2시 11분에야 김 실장에게 상황 파악을 지시했다.
○ 증인들 또 불출석 시 강제구인
박한철 소장 “사건 지연되는 일 없도록 하라” 경고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3차 공개 변론에서 최순실 씨 등이 증인 출석을 거부한 데 대해 “사건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경고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신광영 neo@donga.com·배석준·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