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3각 파도/中 사드 보복]中군용기, 방공식별구역 비행 파장
기존에는 2, 3대가 잠시 침범했다가 한국군이 대응하면 물러났지만 이번처럼 10여 대가 ‘집단 시위’를 하듯 장시간 침범해 머문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주력 전투기인 J(젠·殲)-11 4대와 전략폭격기인 H(훙·轟)-6를 6대나 동원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H-6 폭격기는 중국군의 대표적 원거리 타격 전력이다. 최신형 모델인 H-6K는 괌 기지와 일본 등 서태평양의 수상, 지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최대 사거리 3000km)을 탑재하고 있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경북 성주군)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군용기가 수십 차례 KADIZ를 진입(침범)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들어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자체 훈련이나 단순 무력시위로 넘기기 힘들다는 얘기다. 일본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당시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를 26대나 출격시켜 중국 군용기들을 밀착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는 미국의 역내 패권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이어도 상공 KADIZ에서 한중, 미일중 간 첨예한 군사적 긴장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련 동향을 주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