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탈출! 인구절벽/ 사라지는 학교들]교사들이 말하는 ‘작은학교’ 문제점 학생 수 적어 사회성 계발 한계… 왕따 한번 생기면 해결 쉽지않아
“전교생이 다 등교해도 학교가 시끄럽지가 않아요. 인원수에서 오는 에너지가 없죠. 학생 수가 적다 보니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그건 선생님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어떻게 되지 않는 부분이더라고요.”
6일 전남 영암 학산초에서 만난 이 학교 박병보 교사는 ‘작은 학교’가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만나본 학산초 아이들은 선생님과 일대일 밀착 수업을 받고 모든 교직원과 가족같이 지내며 섬세한 배려를 받고 있었지만 또래 친구들 수가 워낙 적다 보니 조금은 심심해 보였다. 한 반당 인원이 30명에 달하고 복도에만 나가면 아이들의 뛰는 소리와 장난치는 소리가 가득한 서울지역 초등학교와 달리 학산초는 줄곧 너무나 적막했다.
한 학년 수가 많아야 10명, 적으면 3명이다 보니 교실에서 모둠 수업을 진행하거나 다양한 토론 수업을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박 교사는 “교육적인 면에서 아이들이 여러 생각을 접하고 열린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 반이 3명이다 보니 나오는 생각도 그 정도”라며 “교사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자극을 주지만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각자의 생각을 내놓는 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둠 활동을 하려고 해도 최소 두 개 그룹은 나와 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한 반에 8명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암=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