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간사
인플루엔자 유행 초기에는 집단생활을 하거나 사회적 활동이 많은 소아와 청소년, 젊은 직장인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노인이나 만성질환자가 많아지면서 입원이 필요하거나 심지어 인플루엔자의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하여 사망에 이르는 환자도 늘어난다.
한 가지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현재 인플루엔자는 A형 H3N2가 주로 유행 중인데, 이 유행이 잠잠해지더라도 이후에 A형의 다른 형태인 H1N1이 유행하거나 B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심지어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던 사람이라도 남은 겨울 동안 인플루엔자에 걸리지 않기 위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겨울철 또 다른 반갑지 않은 손님이 노로바이러스다.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맞물려 유행하고 초기 고열과 근육통을 동반하였다가 설사 증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장에서 발생하는 독감(intestinal flu)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잠복기는 노출 후 1, 2일이며 2, 3일 발열과 구토, 설사 증상이 있다가 회복된다. 대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에 발생한다. 하지만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으며 극소수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감염될 수 있어 겨울철에 폭발적으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인다.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평상시의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설사 증상을 가진 사람은 음식 조리를 하지 않아야 하며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인플루엔자와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만큼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해 손 씻기 등 작은 것에 신경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