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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발발 특종, 英 종군 여기자 홀링워스 별세

입력 | 2017-01-12 03:00:00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을 최초로 보도한 영국의 베테랑 종군기자 클레어 홀링워스(사진)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106세.

 홍콩에서 노년을 보낸 고인이 생전에 자주 찾았던 홍콩 외신기자클럽이 별세 소식을 전하며 “세기의 특종을 보도한 것을 비롯해 뛰어난 기자였고 사랑스러운 회원이었던 그가 떠났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홀링워스는 1911년 영국 레스터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1939년 8월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의 정식 기자가 됐다. “기사를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는 어머니의 언론 비판적 태도가 자신을 기자의 길로 이끌었다고 고인은 생전에 밝혔다. 고인은 정식 기자가 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세기의 특종을 터뜨렸다. 독일과 폴란드를 여행갔다가 독일 폭격기가 폴란드 농장 위를 날고, 폴란드 접경에 독일군 병력이 집중되는 것을 목격하고 전쟁을 직감한 것이다. 1939년 8월 29일자 데일리텔레그래프 1면에는 바이라인도 달리지 않은 특종기사가 실렸다. “1000대의 (독일군) 탱크가 폴란드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다….” 사흘 뒤인 9월 1일 독일군의 폴란드 진군이 시작되며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

 종전 후에도 베트남, 알제리, 중동, 인도, 파키스탄 등 주요 분쟁 지역을 마다하지 않고 현장을 누볐다. 잘 때 머리맡에 언제나 여권을 놔두고 호출만 오면 어디로든 달려갈 채비를 갖출 정도였다. 그는 분쟁 지역을 찾는 이유에 대해 생전 이렇게 말했다. “신문을 훑어보며 ‘어디가 가장 위험하고 갈 만한 곳이지?’라고 혼자 말하곤 합니다. 왜냐면 그런 곳에는 항상 멋진 기삿거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황인찬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