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지원-재단출연 대가성 조사 이재용 부회장 “국민들께 송구스러워”… 특검 뇌물공여-배임 혐의 등 검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으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삼성뿐 아니라 SK, 롯데, 부영 등 다른 대기업의 박 대통령과 최 씨에 대한 로비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전자가 2015년 9, 10월 최 씨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의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승마 지원 명목으로 78억 원을 송금한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정부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지원’ 요청을 받고 최 씨 모녀에게 돈을 보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과 최 씨는 뇌물 수수, 이 부회장은 뇌물 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횡령과 배임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구속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으로부터 청와대의 지시로 국민연금에 삼성 계열사 합병 찬성 의결을 압박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합병 성사 직후 삼성전자가 최 씨 모녀의 독일 법인과 200억 원대 승마 지원 계약을 맺은 정황도 확인했다.
특검은 SK가 면세점 사업 인허가 특혜와 최태원 SK 회장의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 출연을 한 것인지 수사 중이다. 면세점 인허가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는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가 출국 금지됐다. K스포츠재단 측에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경기 하남 체육센터 건립을 지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도 출국 금지됐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