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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동아일보/정진우]강박에 시달리는 청년들 삶의 여유 느끼게 해야

입력 | 2017-01-13 03:00:00


 9일자 A14면 ‘불안한 청춘… 강박장애 25%가 20대’ 기사에 따르면, 선진국병으로 통하는 국내 강박장애 환자가 10년 사이 60%나 증가했고 특히 20대가 가장 많았다. 20대 환자가 6110명(2015년 기준)으로 전체 환자의 약 25%라는 지적에 가슴이 뜨끔해진다.

 웬만한 20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좋은 대학에 가려면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부모의 성화에 학원가를 전전해야 했다. 크고 작은 시험에서 끊임없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세상이 당장 망할 것 같은 질책에도 시달렸다. 인생의 방향과 다양한 생존 노하우를 터득해야 하는 성장기에, 우리 자녀들은 독서실에 앉아 성적 제조기로 살아가고 있다. 등위 경쟁을 뿌리치고 학교를 탈출한 아이들이라고 해서 마음 편하게 세상을 살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사소한 일에도 걸핏하면 핏대를 올리며 고성과 욕설을 앞세우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저마다 마음 한구석에는 ‘나는 3류 아니면 4류’라는 자괴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게 요즘 젊은이들의 현주소다. 괜히 ‘헬조선’이 보통명사화하고 있는 게 아닐 것이다.

 누구나 히스테리를 부리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 않다. 젊은이들에게 ‘더 빨리 더 높이’만 주문하지 말고, 뒤처진 이들을 보듬고 살아가는 여유를 가르쳐야 한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강박과 우울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정진우 우석대 홍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