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논설위원
“2049년 세계 패권 장악”
랴오닝함이 서해∼동중국해∼서태평양∼남중국해를 휘젓고 다닌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대만과 미국을 향한 정치적 시위일 뿐 중국은 미국과의 정면 대결은 원치 않는다. 항모의 규모나 성능 면에서 아직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랴오닝함은 1991년 재정난으로 건조가 중단된 옛 소련제 항모를 사실상 녹슨 고철로 인수한 것으로, 10여 년에 걸쳐 전력화했다지만 기술적 한계는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 인수위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마이클 필즈버리는 저서 ‘백 년의 마라톤’에서 중국은 공산정권 수립 100주년인 2049년까지 세계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야심을 품고 와신상담해 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군부 강경파는 고대 병법 36계와 손자병법의 인(忍)-세(勢)-패(覇)의 전략에 따라 △때를 기다리며 몸을 낮추고 △상대가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며 △때가 되면 허점을 노려 무너뜨리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분석한다.
아직은 아니지만 때가 되면 적시에 상대의 혈을 정확하게 공격해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살수간 무기를 개발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서다. 중국의 항모도 미국과 비교하면 유치한 수준이지만, 중국은 이런 불리함을 일거에 날릴 수 있는 항모킬러 미사일로 대응할 수 있다.
미국 새 트럼프 행정부에도 중국과의 대결도 불사해야 한다는 초강경파가 득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결코 평화를 추구하는 국가가 아니며 특히 ‘위대한 꿈(中國夢)’을 내세우는 시진핑 체제에선 감췄던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칼빈슨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 도착하면 맞불 무력시위를 펼칠 공산이 크다. 미중 대결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강대국 대결 속 자강? 동맹?
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