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애진 경제부 기자
‘하나머니 고’는 하나금융그룹의 통합 멤버십인 ‘하나멤버스’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등 그룹 관계사나 제휴사 매장 근처에서 이 앱을 켜면 캐릭터나 쿠폰 아이콘이 화면에 나타난다. 이걸 터치해 포인트와 제휴 쿠폰을 받는다. 게임처럼 즐기면서 금융사의 부가 혜택까지 얻을 수 있다.
현대카드도 이달 10일 이와 비슷한 ‘금융판 포켓몬 고’ 서비스를 내놨다. 현대카드의 프로모션 앱 ‘조커(JOKER)’에선 휴대전화 화면에 나타난 조커 캐릭터를 잡으면 영화, 외식, 커피 등 제휴사의 다양한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바프는 저서 ‘제4차 산업혁명’에서 ‘디지털 기술’을 메가 트렌드의 하나로 꼽았다. 디지털 경제의 중심은 고객이다. 디지털화로 투명성이 높아지면 소비자가 기업 못지않게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권력이 점점 더 소비자 쪽으로 이동한다. 소비자의 눈높이도 과거보다 더 빨리, 더 큰 폭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올해 금융사 수장들이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변화와 위기의식이 드러난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적 파괴력을 보여 주고 있다. 차별화된 가치와 경험을 줄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4차 산업혁명의 결과에 따라 전 세계 산업지도가 통째로 바뀔 수 있다. 디지털 금융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금융업계에는 비금융사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미래학자들이 예측한 10년 뒤 글로벌 금융회사에 애플,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가 등장한다. 이제 타 업종과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이미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요즘은 미리 계좌를 등록해 두면 은행 대표번호로 ‘엄마. 10만 원’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만으로 송금을 간단히 끝낼 수 있다. 모바일로 주식을 거래할 때 공인인증서를 쓰지 않고 홍채 정보로 본인 인증을 마칠 수 있다. 손바닥을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 손바닥 정맥 정보로 결제를 마칠 수 있는 ‘바이오페이’도 상반기(1∼6월)에 선보인다.
주애진 경제부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