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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 와중에 미국 달걀값까지 급등

입력 | 2017-01-17 03:00:00

“한국서 수입” 소식에 하루새 32% ↑… 설 이전 3000만개 수입 차질 우려
업계, 스페인산으로 대체 고려




 정부가 달걀 품귀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수입에 나섰지만 미국이 남아도는 달걀을 한국에 비싸게 팔려는 움직임을 보여 미국산(産) 달걀 값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에서 달걀을 수입해 설 연휴 이전까지 차질 없이 공급하려던 정부 계획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수입업체는 ‘스페인산 달걀’ 수입을 고려하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미국산 달걀수입계획을 밝힌 이후 미국에서 산지(産地) 달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12개들이 달걀 한 묶음(중품 특란 기준)의 산지 가격이 13일(현지 시간) 기준으로 42.43센트(약 500원)로 전날보다 무려 32%(10.43센트·약 123원) 올랐다. 일주일 전인 6일 달걀 한 묶음이 30.88센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2∼3일 새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무부는 산지 달걀 가격의 오름세를 언급하며 “한국으로 달걀을 수출하려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1일 한국으로의 첫 달걀 수출 소식을 전하면서 “공급이 넘쳐나던 달걀 산업에 호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설 연휴 전에 달걀 3000만 개를 더 들여오겠다는 정부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미국산 달걀을 수입하려 했지만 산지 가격이 매일 10∼30%씩 올라 수입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자국의 달걀 공급 과잉을 해소하면서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일부 수입업체는 수지를 맞추기 위해 스페인에서 달걀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스페인 정부와도 검역 협의를 마친 상태다. 다만 스페인산 달걀의 수입업체를 모집해야 하기 때문에 스페인산 달걀 수입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25일까지 통관되는 물량은 t당 100만 원 한도인 항공운송비 지원액을 150만 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산 산지 달걀 값이 오르고 t당 200만 원으로 예상했던 항공운송비도 300만 원으로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류인플루엔자(AI)의 도살처분 보상금으로 2500억여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