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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시정부때 롤리스式 강공 가능성

입력 | 2017-01-17 03:00:00

트럼프 외교안보팀 강성인사 포진… 한반도 정책에 군부 입김 커질듯
美이익 최우선으로 밀어붙일 우려




 “제2의 리처드 롤리스(사진)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전직 고위 외교안보 당국자는 1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구사할 한반도 접근 방식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미 국방부가 한반도 정책을 주도하면서 부차관보(부국장급)에 불과했던 롤리스가 한국 정책을 좌우했던 일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은 군부 출신이 중심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부사령관(대장) 출신으로 문민 통제 관행을 깨고 국방장관에 지명된 제임스 매티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대표적이다. 외교 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는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아시아 문제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인식은 미 국방부의 시각을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도 ‘네오콘(신보수주의)’을 주축으로 한 군부 강경파가 한반도 안보 문제를 주물렀고 실세가 롤리스였다.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은 “한국 문제는 롤리스가 사실상 책임자다. 이 사람과 얘기하는 건 나와 얘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 바도 있다. 롤리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듬해(2002년)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에 발탁됐고 2007년에는 신설된 부차관에 올라 영향력을 확대했다.

 롤리스는 직급이 낮았지만 “NSC 핵심 인사가 약속을 자꾸 번복하니 교체해 달라”고 한국 정부의 장관급 인사에게 요구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파워가 막강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략적 유연성(주한미군의 타 지역 배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안보 이슈를 다루면서 미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놓고 밀어붙이기 식 초강경 협상을 벌였다.

 대외 정책을 비즈니스처럼 접근하는 트럼프 행정부 역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협상에서 이 방식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롤리스가 언론 인터뷰 등으로 보수·진보로 나뉜 한국 여론을 교묘히 활용해 미국 이익 극대화를 꾀했던 방식 역시 되풀이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숨겨진 한반도 정책 실세를 찾아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게 한국 정부의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롤리스는 1980년대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 근무 외에 알려진 경력이 거의 없어 정부가 연결고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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