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4월 중국을 집단 탈출한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의 가족들을 데리고 유엔 무대에 나타날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자가족모임은 16일 "북한이 여종업원 가족들을 올해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 이사회에 참석시켜 한국에 있는 딸들과 면담을 요구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가족 12명의 명의로 유엔인권고등판무관(OHCHR)과 유엔인권이사회 의장에게 편지를 보내 이들이 한국 정부에 납치됐다고 주장해왔다. 북한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가족을 유엔 회의에 참가시켜 딸을 구해달라고 눈물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최근 대북 압박이 경제적 제재에서 인권 공세로 전환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인권 압박에 대응하는 카드로 탈북 여종업원 가족들을 내세워 역공세를 펴려 하려 하는 것이다.
또 여종업원들이 북한의 의도대로 자발적으로 오지 않았다고 할 경우 북한은 이를 기회로 "진짜 인권유린국은 한국"이라고 대대적인 역공세를 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정부가 대북 제재가 효력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회심의 카드로 꺼내든 북한 여종업원 집단 탈북 사실 공개가 지금에 와선 북한의 대남 압박 카드로 역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여종업원 집단 탈북에 대한 보복 카드로 중국에서 주요 탈북 인사 또는 한국인을 납치하기 위해 여전히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