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신 산업부 기자
확인 결과 사실이었다. 제보자 A 씨는 “이미 결제한 후라 취소하려면 25만 원의 수수료를 내야 해서 그냥 뒀지만 찝찝했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인터파크투어는 내부 정책에 따라 같은 항공권이라도 어떤 것은 앱이 싸고 어떤 것은 홈페이지에서 더 싸게 내놓는다고 답했다. 앱이나 홈페이지 중 한쪽이 항상 더 싸다면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짐작하겠지만 인터파크의 답변은 수긍하기 어려웠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항공권을 처음 검색했을 때 나타나는 가격과 예약을 하는 과정에서 표시되는 가격이 달랐다. 어떤 항공권은 예약 두 번째 단계에서 가격이 올라갔고 어떤 항공권은 그 반대였다. 최종 결제 단계에서도 가격은 또 달라졌다.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인터파크투어 측은 특정 항공사를 위해 임의로 가격을 조정하는 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렇다면 가격이 달라지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더 궁금해졌다. 회사 측은 “자세히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만 했다. 정확한 답변을 회피하는 인터파크투어 측의 태도는 실망스러웠다.
상식적으로 추측해 보자면 인터파크투어는 가장 싼 항공권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그동안 축적한 고객 빅데이터를 근거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었을 것이다. 기업의 수익 추구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다만 고객과의 약속이 혹시라도 ‘상술’ 수준이었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A 씨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인터파크투어를 택한 이유는 업계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격이 들쭉날쭉 변하면 고객이 신뢰감을 갖기 쉽지 않다.
업계 1위는 따라 하기 소비를 유발한다. 이른바 ‘밴드 왜건(band wagon) 효과’다. 이는 다시 업계 1위의 시장 지위를 공고화한다. 이런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업계 1위니까’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1등 기업에 대한 신뢰가 깨진다면 소비자들의 실망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인터파크투어를 취재하면서 다른 분야의 1등 기업들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동시에 약간 망설여지기도 한다. 차라리 몰랐으면 맘 편할 것을 알고 나니 골치 아플 거란 생각도 든다. 그래도 또 어떤 상품과 서비스의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면 1등 기업부터 살펴볼 생각이다. 여기에 반대할 기업이나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