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들, 잇따라 예산증액 제안 “나토국, 방위비 비중 GDP의 2%… 日, 1%도 안돼… 트럼프 설득 의문” 이와쿠니 기지, 미군 거점화 박차 美 최신예 F-35 스텔스기 첫 배치… 8월까지 미군기 최대 130대로 늘어 ‘중고무기 해외공여’ 법개정도 추진
도널드 트럼프 정권 출범을 앞두고 일본에서는 방위비 확대 움직임이 노골화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유력 싱크탱크들이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는 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PHP종합연구소는 18일 “트럼프 정부가 증액을 요구할 경우 주일미군 경비보다는 방위비를 늘려 사이버 등 예산 배분이 적은 분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는 파나소닉 창립자이자 일본이 낳은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설립했다. 이번 제언은 오리키 료이치(折木良一) 전 통합막료장이 정리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회장을 맡은 세계평화연구소도 12일 “현재 1%에 못 미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비중을 1.2%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도쿄대 명예교수 등은 제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국가별 방위비 표준이 GDP의 2%인 데 비해 일본은 1%도 안 된다. 이를 트럼프 신정부가 납득할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미사일방어체계(MD)를 강화하고 북한의 미사일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8일 저녁 미국 해병대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2대가 일본 서부의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巖國) 기지에 도착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첨단 항공전력이 강화되고 있다. F-35가 미 본토 이외 지역에 배치된 것은 처음으로 8월까지 F-35 8대가 추가 배치된다. 또 가나가와(神奈川) 현 아쓰기(厚木) 기지에 배치돼 있던 전투기, 전폭기, 조기경보기 등 60여 대도 7월 이후 이와쿠니 기지로 이전될 예정이다. 그러면 기존에 있던 미군기 60∼70대와 합쳐 120∼130대로 늘어난다. 도쿄신문은 유사시 신속한 군사력 전개를 위해 이와쿠니 기지의 미군 군사 거점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중고 무기를 무상으로 동남아 국가에 제공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에 나선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일본은 201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정해 사실상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폐지했지만 국유재산의 헐값 양도를 금지한 재정법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관련법이 정비되면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를 서두르는 중국에 대항하는 방위 협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