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비판적 시각 덕분에 백악관 제 기능 할수 있었다” 툭하면 언론탓 한국정치와 대비
이승헌 특파원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인사에 뉴욕타임스 CNN 등 각 매체에서 나온 50여 명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오바마는 말을 이었다.
오바마는 계속 말했다.
“그런 당신들이 있어서 백악관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더 솔직해지고 더 열심히 일하도록 했다. 사실 여러분이 2014년 에볼라 사태 당시 ‘왜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느냐’고 질타했을 때 나는 보좌진에게 돌아가서 ‘빨리 해결해서 다음 회견엔 저런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하라’고 다그칠 수 있었다.”
웃음이 터졌다.
미국 기자들도 오바마가 풀어낸 ‘언론학개론’에 놀란 표정이었다. 일부는 웃기도 하고 일부는 눈시울을 붉혔다. 회견에 나섰지만 정작 질문은 안 받거나 언론이 왜곡 보도만 일삼는다는 대통령, 자신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 언론 탓하는 대선 주자들을 갖고 있는 우리는 과연 언론의 역할과 권력과의 이상적 관계를 이렇게 설명하는 대통령을 가져볼 수 있을까…. 회견을 지켜보면서 내내 부럽기만 했다.
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