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진보매체 또 국회서 기습질문 소동 자승 “험담 열 식히시라” 냉면대접… 캠프내 갈등설 곽승준 탈퇴 밝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제3지대’ 인사들과 “가능한 한 빨리 만나겠다”고 밝히며 정치 행보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캠프 내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반 전 총장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조계사에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면담한 뒤 “조만간 정치 지도자들과 일정을 잡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과 손 전 대표는 설 연휴 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총무원장은 반 전 총장에게 “열을 식히시라”며 냉면을 대접하고 “흠집 내는 기자들과 한 번 악수 더 해주시라”고 조언했다. 반 전 총장이 1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질문한 것과 관련해 “나쁜 놈들”이라고 말한 사실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20일 반 전 총장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을 때에도 한 진보성향 매체 기자가 뛰어들어 위안부 관련 질문을 하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반 전 총장은 정 의장에게 “창당, 입당, 연대 등 많은 분들이 말씀을 주시는데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의 정책자문을 맡았던 옛 친이(친이명박)계 출신 곽승준 전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이날 ‘반기문 캠프’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곽 전 수석은 김숙 전 주유엔 대사 등 외교관 그룹이 독단적으로 캠프를 구성하는 것에 회의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첫 캠프 회의에서도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캠프) 체계가 안 잡혀 있다”고 지적하자 김 전 대사가 “건의사항은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맞받으며 언성이 높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