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대 논설위원
북한은 우리가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은 지 오래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북핵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하지만 북한은 이미 실질적 핵무기 보유 국가다. 북한은 최근까지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원자폭탄은 물론이고 수소폭탄 제조까지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까지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레드라인 넘는 북한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이후 미국은 줄곧 무력을 배제한 채 6자회담 등 협상이나 경제제재를 통해 북핵을 막고자 했다. 하지만 20여 년의 노력은 모두 실패했다. 북한이 20여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시간만 내줬을 뿐이다.
이제 미국의 북핵 해법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권 말기인 지난해 9월부터 미국은 군사적 선제타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를 시작했다. 한반도에는 최근 미군의 공격용 아파치 헬기 1개 대대(24대)가 추가 배치돼 한국군을 포함해 84대로 늘었다. 18일 일본 미군기지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2대가 배치됐다. 올해 6월이면 16대까지 늘어난다.
미군은 지난해 말 다량의 예비탄약을 한반도로 들여왔다. 지난해 11월 초엔 미군 가족을 일본으로 소개(疏開)하는 훈련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미국은 현재 북한의 핵 시설 및 미사일 기지와 김정은의 은신처 등 선제타격할 목표 750곳을 선정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한국 동의 없이 강행한다면
미국은 패권 국가로 우뚝 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 한 번도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작은 나라’를 그냥 놔둔 적이 없다. 김정은의 더 이상의 불장난은 한반도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 올해가 더욱 두려워지는 이유다.
하종대 논설위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