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양말은 항상 한 짝만 없어질까?/댄 애리얼리 지음/안세민 옮김/332쪽·1만3000원·사회평론
명문대 교수가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고 신문 지면을 할애해 성실히 응답한다면 어떨까. 지면 낭비라는 비판 혹은 “참 별난 교수 다 보겠네”라는 반응에 맞닥뜨리기 십상일 거다.
하지만 그가 행동경제학을 전공한 저명 심리학자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책은 독자들의 온갖 고민을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해답을 제시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을 엮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효율성을 따지는 한 직장인의 질문과 저자의 재치 있는 답변이 눈길을 끈다. 그 직장인의 궁금증은 왜 동료들이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엑셀의 매크로 기능이 실행될 때 ‘그래프 만들기’ 등 작업 과정을 일일이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작업 과정을 생략하고 모래시계 아이콘만 띄우면 매크로 작업이 3배나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람들이 마냥 기다리는 걸 시간낭비로 생각해 싫어한다는 점과 눈에 보이는 걸 더 잘 믿는 성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당신이 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수시로 보여주라”고 위트 있는 조언을 덧붙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