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이순원 지음/448쪽·1만6000원/노란잠수함
얼마 전 인터넷에선 때아닌 ‘신사임당’ 논쟁이 벌어졌다.
소설 ‘사임당’은 ‘사임당처럼 많이 알려진 인물도 없고 사임당만큼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현모양처’ ‘교육의 어머니’로 왜곡돼 전해져 온 사임당의 실제 모습을 담기 위해 애쓴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학술책이 아니라 팩트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어서 읽는 맛도 있다.
책은 동인문학상부터 최근 동리문학상까지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이순원 씨가 썼다. 문헌을 뒤지고 강릉 산천을 직접 걸으며 찾아낸 역사적 사실로 사임당의 삶을 다시 비춘다. 사임당의 본명으로 알려진 ‘신인선(申仁善)’을 둘러싼 논란부터, 후대에 ‘현모’로 알려졌지만 정작 자녀들의 성취를 보지 못하고 눈감았다는 사실 등을 언급하며 그간 왜곡된 이야기를 소설의 형식으로 조목조목 짚는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율곡 이이의 어머니’는 점차 흐릿해지고, 인간 사임당이 보이기 시작한다.
장선희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