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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계란 신기한데… 선뜻 손이 안가네”

입력 | 2017-01-23 03:00:00

한판 8950원… 1월 셋째 주말 시판 돌입… 소비자들 “위생상태 몰라 찜찜”
가격差 적어 예상보다 판매 저조




마트 진열대 오른 미국산 계란 22일 서울 구로구의 한 마트에서 직원이 미국산 계란을 진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를 마친 미국산 계란은 21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한 할인마트. 분홍색 플라스틱 포장박스에 싸인 미국산 계란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처음 보는 수입 계란이 신기한 표정이었지만 선뜻 이를 집어가는 고객은 드물었다. 계란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주부 김모 씨(49)는 “크기도 국내산보다 작은 것 같고 위생 상태가 어떨지 몰라 손이 잘 안 간다”고 말했다.

 14일 국내에 처음 도착한 미국산 계란 중 약 120만 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역을 통과해 21일 오후부터 일반 마트 등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30개들이 한 판 가격은 8950원. 평균 9000원대에 판매하는 국내산보다 싸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미지근하다. 22일 오후까지 이 마트에서 판매된 수입 계란은 20여 판. 훨씬 비싼 15개들이 국내산 계란(5970원)은 거의 동이 났지만 하얀 계란은 전날 들여온 200여 판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설 차례상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러 온 채백렬 씨(60)는 “물가가 워낙 비싸니 어쩔 수 없이 조금이라도 더 싼 수입 계란을 샀다”고 말했다. 매니저 이정숙 씨(53)는 “기대보다 찾는 손님이 적다”며 “소비자들이 하얀 계란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산과 큰 차이가 없는 수입 계란 가격도 소비자들이 구입을 꺼리는 이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0개들이 계란(중품 특란) 한 판의 전국 평균 가격(20일 기준)은 9285원. 12일 9543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3%가량 떨어졌다. 이틀 연속 가격이 내린 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처음이다.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유통량을 줄였던 중간 상인들이 비축 물량을 푼 영향으로 분석된다.

 설 이전까지 국내산 달걀 가격 전망은 엇갈린다. 수입 달걀 효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수입 물량이 당초 정부 목표에 턱없이 모자라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민 min@donga.com·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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