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윌리엄스의 ‘미드나이트 갱’
지난 성탄절 판매 기록 1위는 놀랍게도 어린이 책 ‘미드나이트 갱’에 돌아갔다. 한국 독자들에게 저자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이름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영국에서 그는 전설적 이야기꾼 로알드 달을 잇는 어린이물 작가로 손꼽힌다. 그의 책은 전 세계 46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으며 현재까지 출간된 10종의 누적 판매 부수는 1250만 부에 이른다.
‘미드나이트 갱’은 그의 10번째 책으로 지난해 11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이후 처음으로 6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작가 윌리엄스는 2008년 ‘원피스를 입은 소년’으로 데뷔했다. 그는 TV쇼 ‘브리튼스 갓 탤런트’ 심사위원으로 알려진 인기 코미디언이다. 지난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좋은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글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해 시작했다가 차츰 글쓰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성(gender)의 경계를 자유롭게 뛰어넘는 기발한 상상력,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이야기와 유머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의 성공으로 인해 ‘작가가 꼭 전문적인 습작 훈련을 밟은 사람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적잖은 영국 출판사들이 신예 코미디언들이 모임을 갖는 클럽을 찾아가 재능 있는 작가 후보를 찾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바야흐로 영국 출판계는 자유분방하고 다양한 배경의 작가들이 활동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런던=안주현 통신원 jahn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