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시안컵 예선 같은조 편성… 한국 열세 속 4월7일 경기 예정
북한 평양에서 27년 만에 ‘축구 남북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예선 조 추첨에서 한국은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AFC에 따르면 B조 예선은 모두 평양에서 치러지며 한국은 4월 7일 북한과 맞붙을 예정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평양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1990년 10월 11일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한과 맞붙었던 ‘남북 통일축구대회’ 1차전이 마지막이다. 현재 한국 여자대표팀 사령탑인 윤덕여 감독과 북한 여자대표팀의 김광민 감독이 당시 선수로 출전했다. 당시 양측은 평양과 서울에서 한 차례씩 경기를 치렀다.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관중 15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1차전에서 한국은 북한에 1-2로 패했으나 서울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1-0으로 이겼다.
여자 대표팀이 평양에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이번에도 남아공 월드컵 예선 때와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표팀이 평양 방문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통일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또한 북한과도 애국가 사용 등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지만 이번 아시안컵 예선은 각 조 예선 대회를 유치한 국가에서 열린다. 북한은 B조 대회를 통째로 유치했다. 북한이 대회까지 유치한 마당에 한국과의 경기만 제3국에서 치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시안컵 본선은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예선을 겸한다. 예선 각 조 1위가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획득하기 때문에 한국은 이번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한 북한을 반드시 넘어야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이어 갈 수 있다. FIFA 랭킹 10위인 북한은 한국(FIFA 랭킹 18위)보다 전력이 앞선다. 역대 상대 전적은 1승 2무 14패로 한국의 열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