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 ● 목진석 9단 52기 도전 4국 11보(123∼135)
백 ○로 끊긴 흑 대마의 운명은 어떨까. 검토실에선 이미 사망 선고를 내렸다. 빈자리가 많아 보이지만 백이 깔끔하게 흑 대마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흑이 중앙 백 석 점을 잡은 건 하변 대마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그런데 흑이 참고도 흑 1로 치중가면 우상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는 백 대마를 잡을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 이 백 대마는 의외로 탄력이 풍부하다. 백 2로 이어 몸집을 불린 뒤 백 8까지 외길 수순을 진행하면 상변에서 쉽게 한 집을 낼 수 있다.
결국 하변 흑 대마를 잡은 백이 절대 우세를 확보한 셈이다. 이세돌 9단의 2연속 우승이 서서히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목진석 9단은 태연하게 흑 29, 31의 선수 끝내기를 한 뒤 흑 35로 급소를 찔러 마지막으로 백을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자, 이 문제를 풀면 깨끗이 항복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담고 있다.
이 9단이 평소 습관처럼 오른손 검지를 까딱이며 수읽기를 하기 시작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