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0-3패배… EPL 15위 그쳐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강등 후보’라는 예상을 깨고 창단 후 132년 만에 정상에 올랐던 ‘신데렐라’ 레스터시티가 이번 시즌에는 실제로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 리그 2경기 연속으로 0-3 패배를 당하며 부진에 빠진 레스터시티는 24일 현재 승점 21점(5승 6무 11패)으로 15위에 머물러 있다. 강등권인 18위 크리스털 팰리스(승점 16점)와의 승점 차는 5. 아직 리그 16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레스터시티가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강등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
레스터시티는 수비진이 붕괴되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잃었다. 지난 시즌에 레스터시티는 38경기에서 36실점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22경기 만에 37골을 내줬다. 우승 당시 중앙 수비수들의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약점을 활동량이 많은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를 통해 보완했던 레스터시티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캉테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수비 조직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공격에서는 ‘돌격 대장’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의 득점력이 떨어졌다. 지난 시즌 리그 득점 공동 2위인 제이미 바디(24골)와 5위 리야드 마흐레즈(17골)는 이번 시즌에 각각 5골, 3골에 그치고 있다.
EPL에서 부진한 레스터시티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해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레스터시티는 다음 달 23일 세비야(스페인)와 16강 1차전을 치른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레스터시티 감독은 “지난 시즌은 ‘환상’이었고, 이번 시즌은 ‘현실’이다”면서 “선수들의 투쟁심을 살려 위기를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