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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압박에…아베 “자위대 전력 강화할 것”

입력 | 2017-01-26 15:51:00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이 '미국의 동맹국들은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을 명분으로 삼아 자위대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 10일 개최가 유력한 미-일 정상회담도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아베 총리는 25일 참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이상으로 방위비 부담을 요구할 경우에는 진지하게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안전보장의 근간은 스스로의 노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방위력을 강화해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확대할 것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20일 국회 개회 이후 트럼프 행정부 출범 대책과 관련해 여러 차례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은 있었지만 "스스로 방위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2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국제정세가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우리나라 독자의 억지력은 어떤 것이 있는가를 생각해나가야 한다"고 말해 방위력 강화를 추진한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트럼프 행정부가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에 대해 일본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정부 여당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권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가 낮다는 것을 이유로 다른 선진국 수준의 방위비 확보나 미국 기업의 무기 구입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면서 일본 정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방위비는 2012월 아베 총리가 집권 이후 매년 늘고 있으나 GDP 대비로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3.3%, 유럽 등의 평균 2%, 한국의 2.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일본 방위비는 올해 사상 최고액인 5조1251억 엔(약 52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10일 워싱턴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종 일정은 가까운 시일 내 두 정상이 전화로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정상과는 처음 갖는 정상회담이 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